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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HBM 시대, 삼성전자 주가 어디로? 재무분석과 기업가치로 살펴본 전망

EconomyKang 2025. 5. 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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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 처음 증권 계좌를 만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졸업을 축하한다며 “이 돈으로 술 사 먹지 말고 삼성전자나 사라”는 말을 들었고, 삼성전자를 매수했다.
 
그때가 바로 2021년. ‘10만 전자’라는 말이 시장에 넘쳐나던 시절이다.
삼성전자는 말 그대로 ‘국민주’였고, 10만 전자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내 평단가는 9만 원대 초반.

오를 거라 믿고 사들였지만, 1년이 지나며 주가는 6만 원대까지 떨어졌고, 결국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025년의 삼성전자 주가는 54,800원.
'10만 전자'는 여전히 머나먼 꿈처럼 느껴진다.


2020년 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 활동은 위축되었고, 불안과 불확실성은 그대로 주식시장에 반영되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종목이 급락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S&P500은 30% 이상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도 1,400선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하락이 가팔랐던 만큼, 상승도 가팔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0%로 전격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유럽, 중국, 한국 등도 잇따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시장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는 곧 "우리가 시장을 지탱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했고,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빠르게 안정시켰다.
 
경제는 멈췄지만, 돈은 풀렸다.
 
결국 이 막대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고, "지금이 저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맞물리며 주가는 폭발적으로 반등했다.
이러한 흐름은 "주식시장은 항상 실물경제보다 먼저 움직인다"는 금융시장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도 시장 반등과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5%까지 인하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증가했고, 풀린 자금은 우량주와 대형주 중심으로 몰렸다.
자연스럽게 대표 대형주인 삼성전자는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게 되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대거 증설했고, 이에 따라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는 다양하지만,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DS(Device Solutions), 반도체를 담당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포함한다.
MX(Mobile eXperience),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부문이다.
SDC(Samsung Display Company), 디스플레이 부문으로, OLED 및 LCD 패널을 주로 생산한다.
VD(Visual Display), TV를 포함한 생활가전을 담당하며, 냉장고·세탁기, 에어컨 등의 제품도 함께 생산한다.


출처: 야후 파이낸스

 
2021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의 하락은, 1년간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과열된 시장이 일시적인 조정을 받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한 해 동안 이어진 하락은 단순한 조정 수준을 넘어, 그동안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본격적인 하락장에 가까웠다. 이 시점은 단순히 ‘고점에서 조금 빠진 것’ 정도로 치부하기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후 2023년 초부터는 다시 상승 흐름이 나타났고, 삼성전자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4년 7월을 기준으로 다시 급격한 하락이 발생했고, 현재는 그 여파로 낮은 주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등락이 뚜렷했던 시기들,

특히 "상승과 하락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그 배경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 삼성전자 IR

 
삼성전자의 사업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DS(반도체)와 MX(스마트폰) 부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폭증하면서 DS 부문의 매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실적을 살펴보면, 오히려 전년도 대비 매출이 증가하면서 겉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당시의 주가 하락과는 다소 괴리를 보인다.
진짜 문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이 감소했고, 특히 핵심 사업인 DS 부문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자료 : 삼성전자 IR

 
하지만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2022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도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SDC(디스플레이)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DS(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이 인상적이다.
더 큰 문제는 2023년에 나타났다. DS 부문은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이는 삼성전자에게 있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반도체로 수십 년간 실적을 끌어왔던 삼성전자에게 있어, 반도체 부문의 적자는 분명 심각한 신호였다.

자료 : 삼성전자 IR

 

2022년의 주요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목할 점은 EBITDA 마진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의 영업 기반 수익성이 다소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2023년에는 대부분의 주요 지표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별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주요 지표들을 살펴봤을 때, 신기한 현상을 알 수 있다.

 

분명히 주가의 추세를 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초부터 2023년 초까지 하락세, 그리고 2023년 초부터 2024년 7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2년도의 주요 지표들을 살펴보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만큼 뚜렷한 악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2023년도의 경우에도, 상승을 이끌 만큼 긍정적인 신호가 강했다고 보기 힘들다.

실제로 DS(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4년 들어 주요 지표들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주가의 강한 상승세를 정당화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구조적인 문제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 : 삼성전자 IR

 

흥미로운 점은, 2024년 들어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2022년 수준까지 회복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DS(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에 비해 2024년의 영업이익은 약 30%가량 감소했으며,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괴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실적이 회복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곧 "돈은 벌었지만 정작 남는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D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생산량을 크게 확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은 결국 과잉 공급을 초래했고, 이는 다시 재고 과잉으로 이어졌다.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D램 가격은 인하되었지만,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제품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었다.

게다가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는 ‘저가법’을 적용하고 있어, 보유 재고의 장부가가 시세보다 높을 경우에는 그 차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대규모 재고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이익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 요인을 살펴보려 한다.

단순한 단기 실적이나 개별 뉴스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산업 구조와 경제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함께 조망해 볼 생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의 재무 지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재 가치를 평가한 뒤,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더해 향후 주가의 방향성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우선,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은 '오너 리스크'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국민 주식'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고, 그만큼 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 리스크는 이런 대중적 신뢰를 서서히 깎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23년 전후로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초유의 적자를 기록하고,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주는 등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에도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기술도 모르는데 왜 회장이냐', '총수 체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식의 여론이 커졌고, 이는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실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요소였다.

이재용 회장은 공식적으로 복권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여전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 같은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고, 그로 인한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이 모든 요소들이 삼성전자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대중적 신뢰, 그리고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균열을 낸 건 분명하다.
이건 단순히 주가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에 대한 '신뢰의 프리미엄'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좁혀졌다.
한때 넘사벽이라 여겨졌던 두 기업의 갭이 여기까지 줄어들었다는 건, 시장이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오너 리스크는 단순한 내부 이슈가 아니라, 외부 신뢰도와 시장 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고, 이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주가 반등에도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두 번째로 짚고 싶은 건 기술 경쟁력의 문제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기술의 삼성’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엔 이 부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선제 대응을 빼앗긴 게 상징적이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폭발하고 있는데, 이 흐름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이 바로 HBM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사용하는 HBM3/3E 제품의 주 공급처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SK하이닉스였다.
심지어 HBM 품질 테스트에서 삼성 제품이 발열 문제 등으로 기준 미달이라는 얘기까지 나왔고, 실제로 공급도 지연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HBM에 집중 투자해 기술력을 쌓아왔고,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2024년 들어 하이닉스 주가는 급등했고,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건, 이런 격차가 단순히 일회성 실적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은 대응이 느리다”, “전략적으로 후행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이런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술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즉, 삼성전자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수준에서 벗어나, 시장 흐름을 선도하는 기술 전략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기업가치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기술 주도권이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분야다.
삼성전자가 이 구간에서 명확한 반등 시그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단기 주가 반등은 있더라도 장기적으론 계속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세 번째는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불균형, 특히 매출과 이익 간의 괴리 문제다.

2024년 들어 삼성전자의 매출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기준 매출은 2022년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매출이 회복됐다고 해서 수익성까지 회복된 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 대비 2024년의 매출이 비슷한 수준인데도 영업이익은 약 3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단순히 비용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시사한다.
특히 DS(반도체) 부문은 한동안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고, 아직도 뚜렷한 수익성 반등을 보여주고 있진 않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 비중 중에서 여전히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DS 부문의 부진이 곧바로 전체 이익 구조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익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주주 환원 여력도 줄어들고, 이는 다시 투자 매력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시장은 고성장 스토리를 원한다는 점이다.
매출은 오르는데 이익이 안 따라온다는 건, 사업 구조상 수익 창출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고성장 산업에 몸담고 있음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이런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단순히 매출 수치를 회복시키는 걸 넘어서,
고수익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AI·HBM 중심의 고부가가치 중심 전략,
그리고 주주 친화적 정책 강화 같은 움직임이 뒤따라야만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다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의 흐름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내재 가치와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정리해보자.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다. 기술력, 자본력, 글로벌 브랜드 모두 갖추고 있고, 재무구조 또한 안정적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은 과거의 안정성보다는 미래의 성장성과 방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삼성전자는 확실히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현재 AI 시대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실질적으로 뒤처진 상황이다. 고객사 확보, 수율, 발열 문제 해결 등 여러 측면에서 SK가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와의 관계에서도 하이닉스가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


HBM 기술력 확보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시장에서 다시 경쟁력을 되찾는 것.


현실적으로 지금 이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정 안정화, 고객사 검증, 고부가 HBM4 준비까지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뒤집는 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즉, 지금의 기술 격차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해소해야 할 구조적인 도전 과제에 가깝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핵심 매출원인 DS(반도체) 부문은 TSMC라는 절대 강자가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MX(모바일) 부문은 애플이라는 견고한 브랜드와 생태계에 막혀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주요 사업군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트럼프 재등장 가능성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 중국 리스크, 공급망 재편 등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며
단기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구조가 됐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수출 중심 기업인 삼성전자에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해 달러로 수익을 올려도, 이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매출액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환율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실적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품 가격 경쟁력까지 약화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환율 하락은 단기적인 외형 축소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에도 부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삼성전자의 주가를 해석할 때 환율 변수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신뢰의 문제다. 삼성전자는 ‘국민주’로 불리며 오랜 시간 대중의 높은 신뢰를 받아왔지만,
최근 몇 년간 오너 리스크와 경영 불확실성이 누적되면서 그 신뢰가 조금씩 닳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최근 SK하이닉스와의 시가총액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좁혀졌다는 점은 시장이 삼성전자를 더 이상 '절대 강자'로만 보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삼성전자는 단순히 ‘싼 주식’이 아니라,
명확한 전환이 필요한 주식이다.

 

삼성전자가 지금 이 시기를 구조적인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다시 리레이팅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HBM 중심의 AI 기술 경쟁에서 얼마나 빠르게 다시 올라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고비를 이겨낸다면, 지금의 주가는 분명히 매력적인 구간일 수 있다.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은 관심을 두고 모니터링하면서 ‘방향성’이 보이는 순간을 노리는 구간,
단기 투자자라면 ‘지금 삼성보다 더 명확한 스토리가 있는 종목’을 우선 보는 게 유리한 구간이라는 것.

 

확신이 아닌, 확률의 게임 속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이길 확률’을 만들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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